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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사회

가사율 급감에도 반대로 증가하는 다태아 출산률…한국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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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율 급감에도 반대로 증가하는 다태아 출산률…한국의 두 얼굴

2025년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다태아 출산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쌍둥이, 세쌍둥이 이상의 출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중적 현실은 단순한 통계의 역설을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정책적 공백을 드러냅니다.


합계출산율, 세계 최저 수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며,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입니다. 출산율 하락은 인구 감소, 고령화, 노동력 부족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며, 정부는 수년간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왔지만 뚜렷한 반등은 없었습니다.


다태아 출산률, 세계 2위…세쌍둥이 이상은 세계 1위

반면, 다태아 출산률은 놀라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0년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 비율은 1.7%였지만, 2023년에는 5.5%로 약 3배 증가했습니다. 총 분만 1,000건당 다태아 출산은 26.9건으로, 그리스(29.5건)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특히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 출산률은 0.59건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국가에서 출산율과 다태아 출산률이 함께 감소하는 추세와는 정반대입니다. 한국은 출산율이 급감하는 가운데 다태아 출산률이 상승하며, 통계 그래프상 ‘X자’ 형태의 교차 곡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원인 분석: 난임 시술과 고령 출산

다태아 출산 증가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난임 시술 증가: 자연 임신에서 다태아 임신 확률은 1~2%에 불과하지만, 난임 시술을 통한 임신에서는 30~40%에 달합니다. 한국의 난임 시술 건수는 2019년 14만 6,354건에서 2022년 20만 7건으로 증가했으며, 시술 환자 수도 13만 6,905명으로 늘었습니다.
  • 출산 연령 상승: 2000년에는 25~29세가 다태아 출산의 주 연령대였지만, 2023년에는 35~39세가 48.9%로 가장 높고, 40세 이상도 13.4%에 달합니다. 고령 출산은 난임 시술의 필요성을 높이며, 다태아 임신 확률을 증가시킵니다.
  • 의료보조생식술 발전: 배아 이식 기술의 발전으로 다태아 임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다수의 배아를 이식하는 방식은 성공률을 높이는 대신 다태아 임신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다태아 출산의 위험성과 사회적 부담

다태아 출산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높은 위험을 동반합니다.

  • 조산율: 2023년 기준 다태아 산모의 조산율은 71.1%로 단태아(6.3%)보다 10배 이상 높습니다.
  • 저체중 출산: 다태아의 평균 출생 체중은 2.33kg으로 단태아(3.17kg)보다 0.84kg 낮습니다.
  • 의료비 부담: 다태아의 73%가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 치료를 받으며, 의료비는 단태아보다 4~5배 높습니다.
  • 정서적·심리적 부담: 다태아 부모의 70%가 생후 2년간 심각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으며, 산모의 30.2%는 고도 우울증을 경험합니다.

정책적 공백과 해외 사례

한국은 다태아 관련 통계를 출생아 수, 체중, 임신 주수 등 기초 수준에만 머무르고 있으며, 양육 실태나 돌봄 환경에 대한 종합적 데이터는 부족합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국내 과제

  • 배아 이식 가이드라인 재검토: 다태아 임신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배아 수 제한 필요
  • 의료 정보 제공 강화: 산모 대상 다태아 임신 관련 교육 확대
  • 양육 지원 확대: 다태아 가구 대상 돌봄 인력 지원, 심리 상담 서비스 제공
  • 실증 데이터 구축: 다태아 가구의 생활 실태, 정책 수요 조사 필요

해외 사례

  • 영국: 다태아 전문 조산사 제도 운영, 다태아 수당 지급
  • 호주: 다태아 임신 가이드라인 마련, 산후 돌봄 서비스 강화

결론: 양극화된 출산 현실,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세계 최저 출산율과 세계 최고 다태아 출산률이라는 이중적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의 역설이 아니라, 의료기술 발전과 사회 구조 변화가 만들어낸 복합적 결과입니다.

다태아 출산은 출산율을 높이는 긍정적 지표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높은 의료 위험과 양육 부담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출산 장려 정책은 단순히 ‘출산 수’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질적 돌봄과 지속가능한 육아 환경을 함께 구축해야 합니다.

출산의 양보다 질,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이후의 삶까지 고려하는 정책이야말로 진정한 저출산 해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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